성주 주경유가 임금의 부름을 받고 서울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며 을사년(1545, 인종1) 동짓달 〔送周城主景遊赴召還京 乙巳至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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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주 주경유가 임금의 부름을 받고 서울로 돌아가는 것을 전송하며 을사년(1545, 인종1) 동짓달 〔送周城主景遊赴召還京 乙巳至月〕
흉금은 구름사다리 탈 나그네 / 胸次梯雲客
학문은 무극옹에 연원을 두었네 / 淵源無極翁
양지 바른 곳으로 성묘 옮기고자 / 面陽移聖廟
땅을 얻어 새 집을 지었네 / 得地占新宮
백성과 선비들이 훈도되고 / 民士薰陶內
솔개와 물고기도 팔팔했네 / 鳶魚活潑中
고정이 돌아간 뒤로는 / 考亭歸去後
어느 날에 증공을 만날까 / 何日見曾公
백록동서원을 증치허(曾致虛)가 중수하였기 때문에 언급한 것이다.
수령된 지 오년에 머리카락 세었는데 / 分憂五載鬢如絲
큰 교화가 높고 높아 소백산도 낮다네 / 大化嵬嵬小白卑
백성들은 우러르며 두모를 생각하고 / 仰哺民生思杜母
조정에서 자문하려 원로를 모셨네 / 稽疑朝著取元龜
추위 속 조령 길은 산에 눈이 많고 / 衝寒鳥道山多雪
시야에 든 무릉도원은 갈림길이 있네 / 入望桃源路有歧
이제부터 대궐에서 순탄하게 지내리니 / 從此煙霄能穩步
어느 선비가 고인의 시 이을 수 있을까 / 緇衣誰繼古人詩
무릉도원은 공이 살던 곳이다.
또〔又〕
하남 백성들이 어찌 구공의 귀조(歸朝)를 빌랴 / 河南寧借寇公歸
서쪽으로 성군 바라보니 마음 이미 날듯하네 / 西望堯天意已飛
속학이라 해처럼 밝게 펼 길 없으니 / 俗學無由開白日
봄바람에 누가 다시 기수에서 목욕할까 / 春風誰復浴淸沂
소백산에 눈비 내려 만나는 이 드물겠고 / 商顔雨雪逢人少
도성에 구름 끼어 꿈길도 드물리라 / 京口雲煙入夢稀
사사로움으로 헛되이 이별 슬퍼 말아야지 / 莫把吾私空惜別
장차 풍월을 따라서 천기 드러내시리니 / 且從風月見天機
[주-D001] 주경유(周景遊) : 주세붕(周世鵬, 1495~1554)으로, 경유는 그의 자이다.
[주-D002] 구름사다리 : 운제(雲梯)는 신선이 승천(昇天)할 때에 타고 오르는 구름사다리인데, 여기서는 높은 벼슬에 오르는 것을 말한다.
[주-D003] 무극옹(無極翁) : 주돈이(周敦頤)가 그의 태극도설(太極圖說)에서 “무극은 곧 태극이다.〔無極而太極〕” 하였기 때문에 주돈이의 별칭(別稱)으로 쓰인다. 여기서는 주세봉과 주돈이 모두 주씨(周氏)이기 때문에 한 말이다.
[주-D004] 양지 …… 지었네 : 주세붕이 영주 순흥에 백운동서원 즉 소수서원을 창설한 일을 말한다.
[주-D005] 솔개와 물고기도 팔팔했네 : 만물이 각자 대자연의 조화 속에서 제 살 곳을 얻어 잘 살아간다는 뜻이다. 《시경》 〈한록(旱麓)〉에 이르기를 “솔개는 날아 하늘에 이르고, 물고기는 못에서 뛰노네.〔鳶飛戾天 魚躍于淵〕” 하였다.
[주-D006] 고정(考亭) : 복건성(福建省) 건양(建陽) 서남에 있는 정자로, 주희(朱熹)를 가리킨다. 주희가 만년에 이곳에 거처하며 창주정사(滄洲精舍)를 지었는데, 이종(理宗)이 ‘고정서원(考亭書院)’이라는 명칭을 하사하였다. 《朱子大全 附錄 卷7》
[주-D007] 증공(曾公) : 송나라 증집(曾集)으로 치허는 그의 자이다. 주희가 1179년에 남강(南康)에 수령으로 와서 유응지(劉凝之)의 덕을 기려 장절정(壯節亭)을 지었는데, 10여 년이 지나 건물이 폐치되자 후임으로 온 증집이 1191년에 중수하였다. 백록동서원을 중수한 증치허(曾致虛)를 말한다.
[주-D008] 고정(考亭)이 …… 만날까 : 주자가 장절정을 짓고 떠난 뒤 건물이 허물어지자 증치허가 중수하였는데, 주세붕이 백운동서원을 떠나 서원이 폐치되면 과연 누가 중수할 것인가 하고 우려한 것이다.
[주-D009] 수령(守令) : 분우(分憂)는 임금의 걱정을 나눠 갖는다는 뜻으로 지방 장관을 가리킨다.
[주-D010] 두모(杜母) : 전한(前漢) 때 어진 정사를 폈던 두시(杜詩)의 별칭으로, 일반적으로 어진 수령을 뜻한다.
[주-D011] 무릉도원 : 주세붕이 살았던 곳으로, 현 경상남도 함안군 칠서면 무릉리이다.
[주-D012] 이제부터 …… 지내리니 : 연소(煙霄)는 안개 낀 하늘로 조정의 높은 벼슬을 뜻한다. 이 구절은 주세붕이 조정에 나가 순탄하게 벼슬살이를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.
[주-D013] 선비 : 《예기》 〈치의(緇衣)〉에 “현인을 좋아하기를 치의처럼 하고, 악인을 미워하기를 항백처럼 하면, 벼슬을 번거롭게 하지 않고도 백성들이 조심할 줄 알게 될 것이며, 형벌을 시험하지 않고도 백성들이 모두 복종할 것이다.〔好賢如緇衣 惡惡如巷伯 則爵不瀆而民作愿 刑不試而民咸服〕”라는 공자의 말이 실려 있다. 여기서는 일반 선비를 가리킨다.
[주-D014] 하남(河南) …… 빌랴 : 구공(寇公)은 하내(河內) 태수를 지냈던 구순(寇恂)을 말한다. 《후한서(後漢書)》 권16 〈구순열전(寇恂列傳)〉에서 “광무황제(光武皇帝) 건무(建武) 3년에 영천(潁川)에 도둑이 크게 일어나자, 하내 태수로 있던 구순을 불러 도둑을 치게 하였더니,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도둑을 모두 평정하였다. 그 뒤 광무제의 남정(南征)에 종군하여 영천을 지날 때 영천 백성들이 거가(車駕)를 막고 ‘원컨대 폐하께서는 1년만 더 구공을 머물게 하여 주십시오.’ 하였다.” 한다. 여기서는 하남 태수 구순이 조정으로 돌아갈 때 영천의 백성들이 이를 만류한 것과는 달리 풍기의 백성들은 풍기 군수 주세붕이 서울로 돌아가는 것을 오히려 반기고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.
[주-D015] 성군(聖君) : 원문의 요천(堯天)은 요 임금의 천하, 곧 태평성대나 성군을 뜻한다. 《논어》 〈태백(泰伯)〉에 “오직 하늘이 큰데 요 임금이 그것을 본받았다.”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.
[주-D016] 속학(俗學)이라 …… 없으니 : 황준량 자신이 학문이 높지 않은데, 주세붕이 서울로 떠나면 자신의 학문을 계도해줄 사람이 없다고 탄식한 것이다.
[주-D017] 소백산 : 원문의 상안(商顔)은 보통 상산(商山)의 남쪽이라는 뜻으로 쓰여 상산사호(商山四皓)를 가리키나 여기서는 소백산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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