약목현에서 황공의 시에 차운하다〔次若木縣黃公韻〕 황군 계옥(黃君啓沃)은 나에게는 재종부가 되는데 19세에 등제하여 집현전에 선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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약목현에서 황공의 시에 차운하다〔次若木縣黃公韻〕 황군 계옥(黃君啓沃)은 나에게는 재종부가 되는데 19세에 등제하여 집현전에 선발되었다. 시문이 고아하고 관옥(冠玉)처럼 아름다워서 《동문선》에 많이 실려 있다. 그러나 애석하게도 후사가 없어 남은 시문이 많지 않다. 이 시를 보고 감회가 일어 삼가 차운하여 말미에 적는다.
슬프게도 시인의 넋 불러도 아니 오니 / 惆悵詩魂喚不來
여남은 안회를 다시 보지 못했네 / 汝南無復見顔回
산을 두른 허물어진 성루가 숲속에 숨었고 / 環山殘壘林間隱
벽을 비추는 밝은 달이 산에서 돋았네 / 映壁明珠蚌裏開
화표주는 어느 때에 학으로 변하는 모습 볼까 / 華表幾時看化鶴
낙동강에는 예전처럼 외로운 배 나오네 / 洛江依舊出孤桅
바람에 기대 자취 더듬으며 추억에 잠기니 / 憑風撫迹成追感
선골은 오로지 푸른 이끼로 변했으리 / 仙骨唯應化綠苔
시에, “마름을 헤쳐 보면 이따금 흰 새가 숨어 있고, 강 건너엔 여전히 외로운 배 나오네.”라고 한 구절이 있다.
유랑은 이 땅에 몇 번이나 돌아왔을까 / 劉郞此地幾歸來
의연한 풍경은 한바탕 꿈처럼 돌아왔네 / 物色依然一夢回
버들솜에 봄빛 흩어지는 것 견딜 수 없는데 / 飛絮不禁春色散
예쁜 꽃은 길손 회포 위로하려 피어난 듯 / 好花如慰客懷開
세월은 빨리 흘러 시위 떠난 화살 같고 / 流光忽忽絃辭矢
떠도는 신세는 돛대 잃은 배와 같네 / 身世飄飄舟失桅
산속의 청풍이 소매 가득 불어오니 / 烏岫淸風吹滿袖
이끼 속 높은 자취를 나는야 찾고 싶네 / 高蹤吾欲訪蒼苔
[주-D001] 약목현(若木縣) : 조선시대 인동현(仁同縣)에 병합되었던 지역으로, 오늘날의 경상북도 칠곡군 약목면이다.
[주-D002] 황공(黃公) : 황계옥(黃啓玉, ?~1494)을 말한다. 본관은 단양(丹陽), 자는 부옹(傅翁), 호는 초곡(草谷)이다. 선공감정(繕工監正) 진손(震孫)의 아들이다. 1477년(성종8) 문과에 급제하여 헌납, 이조 정랑, 지평, 응교 등을 역임하였다.
[주-D003] 여남(汝南)은 …… 못했네 : 여남은 한(汉)나라 때 현재의 여남현 동쪽 평여현(平舆縣)을 중심으로 설치되었던 군의 이름이다. 황헌(黃憲)은 후한(後漢) 여남 사람으로 자가 숙도(叔度)이며 도량이 매우 컸다고 한다. 후한 때 순숙(荀淑)이 여남의 황헌을 만나보고 그를 안연(顔淵)에 견주면서 찬탄하였다고 한다.
[주-D004] 벽을 …… 돋았네 : 원문의 명주(明珠)는 밝은 달, 방리(蚌裏)는 조개 모양의 산을 의미하는 듯하다.
[주-D005] 유랑(劉郞) : 당(唐)나라 유우석(劉禹錫)을 가리킨 듯하나, 확실하지 않다. 《당서(唐書)》 〈유우석전(劉禹錫傳)〉에 “내가 둔전 원외랑(屯田員外郞)으로 있을 적에는 현도관(玄都觀)에 꽃이 없었는데, 낭주 사마(郞州司馬)로 좌천된 지 10년 만에 경사(京師)로 돌아와서 들으니, 도사(道士)가 현도관 주위에 선도(仙桃)를 잔뜩 심었다고 했다. 그 후 다시 지방관으로 좌천되어 있다가 14년이 지나서 다시 현도관을 찾아가 보니, 선도는 한 그루도 없고 아욱과 귀리만 봄바람에 흔들리더라.”라고 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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