선조의 묘소에 성묘하다〔拜掃先祖塋〕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선 항상 불초한 나에게 가문의 흥망을 부탁하려했던 까닭으로 말씀하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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선조의 묘소에 성묘하다〔拜掃先祖塋〕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선 항상 불초한 나에게 가문의 흥망을 부탁하려했던 까닭으로 말씀하셨다.
벼슬과 여경이 쇠퇴함을 한탄하며 / 簪紳餘慶嘆衰遲
선조께서 당년에도 손자를 돌보셨네 / 先祖當年眷少兒
무릎에 두고 문도되라 귀엽게 사랑하셨나 / 置膝幾摩文度背
집안 일으킴에 항상 붉은 영지 눈썹에 비겼네 / 興家常擬紫芝眉
외로운 몸으로 이미 크신 은혜 입었으니 / 孤身已荷鴻恩重
삼척 동자가 뿔피리 불만큼 자랐네 / 三尺應高畵角吹
영전에 계주 올리고 묵은 잡초 뽑으니 / 鷄酒奠前披宿草
눈보라가 소나무에 휘날려 슬픔을 일으키네 / 亂松風雪惹生悲
[주-D001] 여경(餘慶) : 조상의 음덕으로 후손이 번창함을 뜻한다.
[주-D002] 문도(文度)되라 귀엽게 사랑하셨나 : 문도는 진(晉)나라 왕탄지(王坦之)의 자이다. 아버지 왕술(王述)이 그를 사랑하여 장성한 뒤에도 무릎에 앉게 하였다. 《晉書 卷75 王坦之傳》
[주-D003] 붉은 영지 눈썹 : 군자의 미목(眉目)이 청수하고 아름다움을 표현한 말이다. 당(唐)나라 때의 고사(高士)인 원덕수(元德秀)의 미목을 두고 사람들이 “저 보랏빛 영지같이 청수한 미목을 대하면 그때마다 사람으로 하여금 명리에 관한 마음이 싹 가시게 만든다네.”라고 했던 고사에서 유래하였다. 《新唐書 卷194 元德秀列傳》
[주-D004] 계주(鷄酒) : 변변찮은 제사 음식을 말한다. 척계두주(隻鷄斗酒) 혹은 적계서주(炙鷄絮酒)의 준말로, 삶은 닭고기 속에 술을 머금은 솜을 넣은 것으로 먼 길을 갈 때 가지고 가기 간편하도록 한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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