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산역에서 머무르다 사람을 맞이하는 뿔피리 소리를 듣고 장난삼아 읊다〔宿守山驛聞迎人角聲戱云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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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산역에서 머무르다 사람을 맞이하는 뿔피리 소리를 듣고 장난삼아 읊다〔宿守山驛聞迎人角聲戱云〕
벼슬 그만둔 지 3년 만에 시냇가 별장에 누우니 / 投簪三載臥溪莊
어려운 일 닥치면 감당 못하고 게을러지네 / 遇事難堪習懶康
천성은 바닷새 처럼 고각 소리에 놀라고 / 性似爰居驚鼓角
형체는 원학 같아 수레와 관복에 겁먹네 / 形如猿鶴㥘軒裳
이른 나이에 행장의 적절함을 알았으니 / 早年要識行藏適
늙어서 바쁘게 생계 도모하려니 부끄럽네 / 晩歲慙謀口腹忙
단구에 모래 우물 있다 들었거니 / 聞說丹丘砂井在
구루 따라 전해 오는 비방 배우리 / 可從句漏學傳方
[주-D001] 수산역(守山驛) : 경상도(慶尙道) 예천군(醴泉郡) 다인현(多仁縣)에 있다. 강원도(江原道) 울진현(蔚珍縣) 고을 남쪽 12리에도 동명의 역이 있었다. 《新增東國輿地勝覽 卷24 慶尙道 醴泉郡, 卷45 江原道 蔚珍郡》
[주-D002] 바닷새 : 원거(爰居)는 해조(海鳥)의 이름인데, 원거(鶢鶋)라고도 한다. 《장자》 〈지락(至樂)〉에 이 새가 노(魯)나라 교외에 날아와 앉자, 임금이 그 새를 정중히 모셔다가 종묘(宗廟)에서 환영연을 베풀면서, 순(舜) 임금의 소악(韶樂)을 연주하고 소ㆍ양ㆍ돼지고기의 요리로 대접하니, 그 새는 눈이 부시고 근심과 슬픔이 교차하여 고기 한 점도 먹지 못하고 술 한 잔도 마시지 못한 채 3일 만에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.
[주-D003] 원학(猿鶴) : 충사원학(蟲沙猿鶴)의 준말로 갈홍(葛洪)의《포박자(抱朴子)》에 “옛날 주(周)나라 목왕(穆王)이 남정(南征)할 때 일군(一軍)이 모두 변화하여 장수들은 원숭이 또는 학이 되고, 병졸들은 벌레 또는 모래가 되었다.”라고 하였다.
[주-D004] 행장(行藏) : 출처(出處)와 같은 뜻이다. 용행사장(用行舍藏)의 준말로, 자신의 도를 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여 조정에 나아가기도 하고 은퇴하기도 하는 것을 말한다. 공자가 안연에게 “써 주면 나의 도를 행하고 써 주지 않으면 숨는다.〔用之則行 舍之則藏〕”라고 한 말에서 유래하였다. 《論語 述而》
[주-D005] 단구(丹丘) : 단구는 밤이나 낮이나 항상 밝은 땅으로, 선인(仙人)이 산다는 전설적인 지명이다. 여기서는 충청도 단양의 고호이기도 하다. 사정(砂井)은 단사정(丹砂井)의 준말인데, 고대에 있었다는 전설상의 샘으로, 이 샘 밑에는 단사(丹砂)가 묻혀 있어 그 물을 마시는 사람은 모두 장수하였다 한다. 《抱朴子 仙藥》
[주-D006] 구루(句漏) : 광서성 북쪽 유현(流縣) 동북쪽에 있는 산 이름이다. 진(晉)나라 때 선인(仙人) 갈홍(葛洪)은 본래부터 신선 도양(導養)의 법을 좋아하여 조정의 부름을 고사(固辭)하고, 교지(交趾)에서 선약(仙藥)의 재료인 단사가 난다는 말을 듣고 그곳의 구루 영(句漏令)을 자청하여 나갔다가 뒤에 자질(子姪)들을 거느리고 나부산(羅浮山)에 머무르면서 연단술(鍊丹術)을 통하여 선인이 되었다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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